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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물그림자, 마음도 따라 고요합니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3. 1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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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도담삼봉 박영오 2016)






소리 내며 거침없이 흘러가는 계곡의 급류를 바라보며, 흘러가는 저 물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듭니다.

저렇게 빨리 흘러가는 계곡물이 무슨 생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생각 없이 흘러내려가기에 바쁘겠지요.

그러나 천천히,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을 보고 있으면 수심과 강폭만큼이나 깊고 넓은 생각을 가졌으리라 지레 짐작이 들고,

고요한 호수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깊은 선정에 잠겨있는 수도승을 바라보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흐르는 강물에 비유한다면, 긴 인생에서 계곡의 급류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는 격정적인 시간도 있어야하겠고,

도도한 강물처럼 깊고 넓게 생각하며 흘러야할 때도, 호수처럼 깊은 선정에 잠겨야 할 때도 있어야하겠지요.




도담삼봉의 작품은, 고요한 수면 위에 비치는 도담삼봉의 물 그림자를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도담상봉이 수면에 그대로 투영된다면 그만큼 물이 고요하다는 뜻일테지요.

이 작품은 비교적 작은 작품으로 현장에서 직접 그리고 완성했습니다.

이 작품을 그릴 때, 다행히 그림처럼 수면이 지극히 고요하였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나도 따라 고요한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강건너 마을에서 농부의 대화 소리 마저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 맑은 날이었습니다.

마음도 따라 맑고 고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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