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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게 살아야 하는데......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2. 12. 1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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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 플리커 책방과 두베카페 모습

 

 

난 아직도 여전히 순진하고 철없는 사람인가 봅니다.

모든 것은 본래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존재 가치에 맞게 제 역할을 해야 하고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교사는 교사답고, 군인은 군인답고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요?

당연한 말을 지금 어렵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당연한 말이 오히려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공자는 군군신신민민(君君臣臣民民)이라고 말했습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백성은 백성다워야 한다는 말이지요.

요즘 말로 다시 쓰면 대통령은 대통령답고 장관은 장관답고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답고 시민은 시민답게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말이지요.

맹목적 충성과 복종을 강요하는 그런 봉건적 생각과 행동이 아니라, 그 자리가 왜 만들어졌고 왜 필요한지, 그 존재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고 거기에 걸맞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당연한 말을 지금 제가 어렵게 말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장관이, 국회의원이 왜 필요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그 존재 이유와 존재 가치를 다시 되돌아 봤으면 합니다.

길을 잃었다면 처음 길을 잃은 자리로 다시 돌아가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요즘 정치를 바라보면 조선 후기 당파싸움과 세도정치의 한 형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합니다.

힘들어하는 백성은 보지도 않고 보려고 하지도 않고 오직 자신들 권력과 이익에만 몰두하는 세도정치 탐관오리들만 득실거리는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이 말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며 사실은 오직 자신의 권력 유지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장차 위협이 되는 정적 제거에만 몰두하는 것 같습니다.

 

문득 나를 돌아봅니다.

이 시대 소시민인 나의 존재 가치는 무엇이며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

우선 나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그런 생각과 행동을 실천하고, 우리 사회를 위해 건전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 행동하는 그런 시민이 되어야 하는데...... 나도 나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현실을 욕하고 상대를 해치며 헐뜯고 정치인들을 비난만 하는 그런 시민이 아닐까 돌아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어느 친구가 누굴 찍었냐고 물어보더군요.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젊은이들은 현재의 자신을 위해 투표해야하고, 우리 나이는 나의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식들과 손자들이 잘 살 수 있는 미래세대를 위해 투표해야 한다고, 나는 그런 사람일 것 같은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웃으면서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내가 아직 세상을 모르고 철이 들지 않은 걸까요?

그래도 여전히 꿈꾸고 있습니다.

본래의 목적에 맞는 존재 이유를 알고 그 존재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들이 여전히 많고 그런 시민들이 많아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내가 나이 많은 어린아이라서 순진한 걸까요?

 

(2022년 12월 15일 새벽 잠이 쉽게 오지 않은 날, 박영오 글 사진)

지난 가을, 아직 겨울이 오기전에 전북 완주에 있는 플리커 책방과 두베카페에 아내와 다녀왔습니다.

사진속 강아지는 거기서 우연히 만난 친구입니다.

그때 촬영하고 저장해둔 사진을 이제야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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