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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오는 날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6. 6.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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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을 왜 좋아하세요?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고 자주 글로 말로 표현했더니 누군가 진지하게 물어 보더군요.
왜 그럴까,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그렇지? 한참을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좋습니다.

우선, 쉬어서 좋습니다.
아무일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미안해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생각에 잠겨 책을 읽어도 다른 할 일이 재촉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쉬어서 좋습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비가 옵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밤새 비가 내리고도 모자라 아침 내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칫솔질로 입만 대충 헹구고 마음껏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모처럼 하늘로부터 휴일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런 날은 달달한 믹스커피 한 잔을 참을 수가 없지요.
그리고 점심에는 라면을 끓여서 비 내리는 풍경을 반찬 삼아 먹었습니다.
이렇게 하루종일 비오는 날, 이 정도 즐거움을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예의가 아닐 것 같습니다.
믹스커피와 라면의 유혹을 이길 수가 없는 날입니다.

어느 비오는 날.

 

2023년 5월 하순, 어느 비 오는 날.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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