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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가식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6. 3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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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난방을 약하게 해야 하나 아니면 장작 나무 난로를 지펴야 하나 그런 애매한 계절, 그러면서 지구 환경에는 무엇이 도움이 될까? 머리 아프게 생각하다가 에라 옷 두껍게 입고 버티자 하는 계절이 4월 하순 5월 초순 무렵입니다.
그 계절이 지난 6월의 끝자락 장마철, 아궁이에 불지펴서 난방하는 황토방이 여름 계절답지 않게 서늘합니다.
아궁이에 불 지피기에는 애매하고 안하고 지내기에는 저녁으론 조금 춥고 눅눅합니다.
아내가 불을 지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나는 줄어들 장작 더미와 그 핑계 위에 지구환경을 걱정하는 것을 더 보탰습니다.
사실은 귀찮음이 가장 컸습니다.


가만히 나를 돌아보면 모순 덩어리 입니다.
개선적 개방적이면서도 때로는 보수적이고, 지구환경을 주장하면서도 편리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절충하는 데 크게 주저함이 없고....
제초제는 토양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장마가 지나면 결국 잡초에 굴복해서 제초제를 칠까 말까 고민하는 그런 위선적인 사람입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이렇게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 나 자신과 이 사회와 지구의 문제점을 알고 뭔가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게 그나마 다행이지 않나?' 그렇게 합리화하곤 합니다.
옳은 일에 몇 걸음 앞서 가는 사람들을 늘 뒤따라 다니며, 방향성은 인정하면서도 손익을 계산해 손해 되는 일과 당장의 불편함을 따져보며 주저 주저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내가 그런 적당히 이중적 가식적인 사람입니다.
이리 비틀 저리 기웃거리며 삶의 걸음마를 여전히 배워가고 있는 초보 노인입니다.
자기반성적 독백입니다.

 

2023년 6월 마지막날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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