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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하지만 때로는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7. 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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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정이 많아 다른 사람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해 우유부단한 것 같은데, 때로는 단칼에 거절하는 걸 보면 냉정한 성격을 지녔다고 아내가 말합니다.

내가 무슨 냉정한 성격이냐고,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고 쉽게 결정을 못 하는 나약한 사람인 데...... 그러면서 아내에게 제법 길게 말했습니다.

나의 노력으로 남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이나, 인정에 이끌리는 건 차마 거절하지 못해 이럴까 저럴까 마음 쓰인다며, 그런 일은 가능한 도와주려고 한다고.

그러나 나의 형편이나 노력으로 힘든 일이나 특히 보편적 도덕법칙에 크게 어긋나는 것은 흔들리지 않고 마음 굳게 먹고 거절하거나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법과 도덕은 세계 인류가 추구하는 자유 평등 평화 복지 정의 등등 보편타당한 법칙 위에 기초해야 한다고, 그리고 우리 손녀 같은 미래세대를 위해 지금 현세대가 무엇을 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내가 쉽게 말했더니 어렵게 대답한다고 핀잔을 줍니다.

나도 엄격하게 법과 도덕을 잘 지키지 못하지만 마음은 늘 그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옛 어른들이 잠을 잘 때 항상 머리를 동쪽이나 남쪽으로 뒀던 것처럼, 마음은 늘 세계 인류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 그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서양 현대 철학자 '야누스'는 미래세대를 위한 덕목으로 자연에 대한 두려움, 검소, 절제 등을 주장했습니다.

그의 생각에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아내가 그냥 푸념 겸 칭찬으로 한 말에 거창하게 법과 보편적 도덕법칙, 서양 철학자까지 들먹였습니다.

나도 참......

 

 

20237월 하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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