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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몸이 가장 큰 재산입니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10. 1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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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부부가 사는 아파트 화장실 바닥의 타일이 들떠, 화장실을 리모델링하기로 했습니다.
아들 내외가 출근하고 나면 집을 비워두기 그래서 며칠 서울에 머물렀습니다.
첫날은 타일을 떼어내는 작업을 했고, 둘째날은 방수작업, 삼일 째 타일 시공 기술자들이 왔습니다.
한 분은 타일을 붙이는 기술자이고, 또 한 분은 보조인가 봅니다.
점심 식사 후 쉴 무렵, 타일 기술자가 제법 나이가 들어 보이는 보조 인부에게 아들 내외하고 같이 사는지, 요즘도 아들이 생활비를 한 푼도 보태지 않는지 물어 보더군요.
노인이 여전하다고 짧게 대답합니다.
둘 사이에 긴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기술자가 한참 후에 다시 말했습니다.
'나하고 같이 계속 일 다닙시다.'
'우리는 몸이 재산이니까 건강 잘 챙기시고요.'

나는 먼지 들어오지 못하게 비닐막을 친 거실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잠시 쉴 때 음료수와 간식을 챙겨 드렸습니다.

두 분 모두 건강 잘 챙기세요.
누구든 몸이 가장 큰 재산입니다.
마음속으로 말했습니다.

 

 

2023년 10월 중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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