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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였지만 여기가 그리웠습니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10. 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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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바쁘게 살아갑니다.
지하철, 버스에서 내려 뛰다시피 하는 사람들을 따라 나도 급히 따라 걷고 있습니다.
약속 시간 넉넉한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 집니다.
소음과 공해 치열한 경쟁, 높은 인구밀도 이런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느긋한 마음과 타인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평범하게 보통시민으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서울 사람들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조용한 숲 속 나의 오두막화실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내가 서울에서 돌아왔다는 소문을 들었던지, 숲은 바람을 불러 솔바람을 만들어 환영하고 산새들은 기뻐 노래 부르며 숲을 낮게 날아다니는 듯합니다.
우리 집 강아지 '삼월이 둘리' 모자가 나를 격하게 반겨줍니다.
마루 끝에 앉아서 산새 지저귐을 귀 기울여 들으며 멀리 호수를 바라봅니다.
그냥 한참을 그렇게 바라봤습니다.
별것 아닌 그게 가슴 벅차도록 행복했습니다.

며칠 잠시였지만 이 공간 그리웠습니다.
이 지극한 청량함과 평화로움, 느림을 포장할 수 있다면 서울 아들 딸 부부에게 택배로 보내주고 싶네요.

겨우 나흘, 아들이 얻어 준 좋은 호텔에서 편하게 머물다 왔으면서 이럽니다.

 

 

2023년 10월 중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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