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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10. 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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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녀 소희가 태어난 지 6개월 남짓.
어미가 아이 잠자는 시간, 수유하는 시간 하나하나 기록해 가며 아이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다.
이유식 만들어주려고 딸아이가 책을 보고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고 유튜브 보며 오랜 시간 공들이고 있다.
깔끔하게 정돈돼 있던 아파트가 아기 장난감과 육아 용품으로 가득차 있고 정돈할 마음의 여유가 없는지 어지럽혀져 있다.
출산하면 당연히 엄마가 되는 게 아니고 아이를 돌보면서 엄마로 되어지는 것 같다.
보듬어주고 안아주며 아기와 엄마가 같이 웃고 울며, 손녀는 자라고 딸아이는 차츰차츰 엄마가 되어간다.
첫아기의 엄마는 누구나 그리고 언제나 초보 엄마이다.
아이의 연령에 따라 신생아 엄마에서 5개월 아이의 초보 엄마였고, 이제 6개월 아기를 둔 초보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덩달아 우리 부부는 손녀를 첫 출산한 딸아이를 가진 초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다.
앞으로 손녀를 유치원에 보내고 초등학교에 보내게 되면, 마음 설레고 감동하는 초보 학부형이 될 테지.
그러고 보니 인생은 늘 새로운 길을 가야 하는 진행형이기에 매 순간 항상 초보인가 보다.
차츰차츰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 물론 우리도 당연히 그렇게 엄마 아빠가 되어왔을 테지만, 소희 엄마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딸아이가 새삼 대견하게 여겨진다.
손녀의 자람은 매 순간 경이롭고 그 자람 곁에는 아기 엄마의 대견함이 함께 있고, 우리는 6개월 손녀를 둔 초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있다.
그리고 유치원생, 초등학생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기꺼이 되고 싶다.
아이의 자람은 언제나 그리고 매 순간마다 경이로움이다.
우리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손녀에게 사랑을 듬뿍 주는 일뿐이다.

 

 

2023년 10월 하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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