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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이내 지나가고.....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10.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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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하순, 이 무렵의 아침 6시는 아직 햇살이 돋지 않은 이른 새벽이다.
10월 하순, 이 무렵 이곳은 호수가 밤새 만들어 놓은 안개로 아침을 더디게 오게 한다.

어젯밤 오늘 새벽, 우리집 강아지 '삼월이와 둘리' 두 녀석이 숲 언저리에 까지 나서서 자주 짓었다.
아마 산짐승이 내려왔던 모양이다.
너희 때문은 분명 아닌데, 밤새 두 녀석이 짓어 잠을 설쳤다고 원망했다.
깊은 잠을 못 잔게 아주 오래전부터인데, 나 스스로의 내적 원인인 것을,  습관적으로 밖에서 그 이유를 찾아 원망하곤 한다.
새벽안개가 짙게 머물고 있다.
햇살 돋으면, 오늘은 연못에 어리연 잎을 제거하고 물을 가득 채워 겨울을 준비해야겠다.
그리고 택배로 받은 전기톱을 조립해서 장작 마련을 서둘러야겠다.
가을 시작 겨울인 듯하다.
계절은 항상 제자리 머물지 않는다.
단지 마음이 머뭇머뭇거리며 앞서가는 계절을 따라가지 못할 뿐이다.
가을은 이내 지나가고 겨울은 오래 머물다 떠난다.

살아보니 그렇더구나.

 

2023년 10월 하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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