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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미룬다 해서 큰 일이 아니라면 .....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11. 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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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곡한 책꽂이에서 다시 읽을 일이 전혀 없을 듯한 책 몇 권을 폐기했더니 책꽂이가 느슨해졌다.
이 간단한 일을 그동안 책을 읽을 때마다 힘들게 빼거나 넣곤 했다.

타인과 경쟁이 아니라면, 기록을 갱신해야할 절박한 일이 아니라면, 해야 할 일이 의식주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오늘 해야 할 그 일의 목표를 낮게 잡아 보는 게 어떨까?
하루동안에 해야 할 일의 목표치를 낮게 잡아서, 서두르지 않아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쉬엄쉬엄 해도 마무리할 수 있는 만큼만 일을 한다면?
하루 할 일의, 마음 속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거나, 오늘 해야 할 일을 마치지 못해 내일로 미뤄 마음의 짐을 가지는 것 보다, 예상 목표치를 낮게 잡으면 쉬엄쉬엄 해도 오늘 할 일을 모두 마쳤네.... 하는 바보 같은 뿌듯함이 있다.
뜬금없는 말일테지만, 요즘 내가 작은 행복을 느끼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사실 나에게는 마음 편히 쉬고 있으면 이렇게 쉬어도 되나? 하는 일 중독성 같은 것이 있는 듯해, 내나름 마음 치료 방법 중에 하나이다.

엊그제는 어리연 잎으로 가득 찬 연못을 정리해서 겨울나기 준비를 했다.
어제 오늘은 황토방 난방 장작 마련을 위해 구입해 둔 나무를 자르고 있는데, 5일 정도 예상했던 일인데 하루정도 더 하면 될 듯하다.
내일부터 며칠동안은, 아침 햇살에 새벽 이슬이 마르고 나면 미처 제초하지 못한 잡초를 마저 베어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황토벽돌 쌓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 그리고 틈틈이 잔디를 옮겨 심고 보도블록 깔아야 하지.
이 많은 일을 언제하지?
미룬다고 큰일날이 아니라면, 까짓것 마무리 못하면 내년 봄에 하지 뭐.

 

 

2023년 11월 초사흘.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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