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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매화 꽃이 폈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4. 3. 24.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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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봄비치곤 제법 많이 내렸습니다.
밤새 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덕분에 내일 하루는 쉴 수 있으려나 했습니다.
문득, 조카 부부가 심어놓은 과수나무 밭 딱딱하게 굳어 있는 땅, 비가 내려 땅이 물러지면 그곳에 호박 구덩이를 파야지 했던 묵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성가시게 자라는 잡초를 호박덩굴로 덮어버리면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뭐 그런 생각.

 

비는 이미 그쳐 호수에서 밀려온 아침 안개가 자욱합니다.
'어라, 매화꽃이 폈네.'
'어라, 여기에 홍매도 있었네.'
호박 구덩이를 파다가 올해 첫 매화꽃에 빠졌습니다.

구덩이 하나 파고 꽃 한번 보고 그러고 있습니다.

통도사에 홍매가 폈다는 소식 듣고부터 우리는 언제나 꽃이 피려나 기다리고 기다렸는 데.....

밤새 이 꽃을 피우려고 비가 내렸던 모양입니다.
자주 꽃 소식 전하겠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 자라는 꽃이 필 때마다 꽃을 핑계로 편지드리겠습니다.

살구나무 꽃도 예쁘고 돌배나무 꽃도 예쁩니다.

숲에는 생강나무 꽃은 진작 피었습니다.

 

2024년 3월 23일.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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