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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걸음 걸이 속도로 봄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3. 2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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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걸음걸이 속도만큼 봄이 남에서 북으로 올라온다고 합니다.
자동차 속도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봄이 더디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성질 급한 사람도 아닌데, 감질나게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지 못해 경남 남해로 봄마중(2017. 3. 9)을 다녀왔습니다.

안동에서 출발하여, 사천에서 삼천포대교 창선대교를 거쳐 경남 남해에 입도 했습니다.
다들 꽃샘추위다 꽃샘추위다 해도 남해에는 이미 봄이 와있었습니다.
매화는 만발하였고 벚나무 꽃눈은 몰라보게 커져있습니다.
그렇게 2017년 봄은 제주도를 거쳐 남해에 상륙하여 점차 북상하고 있더군요.

마음 급하게 봄 마중을 갔지만, 봄을 가장 잘 느끼는 방법은 느릿느릿 봄볕을 즐기며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해 보리암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봄볕이 가득했습니다.
행복이 뭐 특별하고 별다르겠습니까?
이 봄볕 속에 매화 향기 맡으며 느릿느릿 걷는 것에도 행복이 숨어있더군요.

보리암에서 남해 다도해를 내려다보는 풍경을 어떻게 표현하면 될까 고민하게 됩니다.
오래전에 왔을 때, 안개와 봄비 마저 내려 바다 풍경을 볼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일을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 봄 햇살 속에 남해 바다 풍경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자연이 준 이번 선물은 한마디로 감동이었습니다.
한 걸음 걷고 멈춰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또 한 걸음 지나 봄이 가득 내려앉은 산을 바라다보게 되더군요.
멈추면 보인다는 지극히 평범한 말이 무슨 진리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래 내 곁에 있을 때 누리자.
따듯한 봄볕이 내 곁에 있을 때 가지고, 맑은 햇살이 반짝일 때 느끼고 바라보자.
매화 꽃 가득한 이 봄날 지나고 난 뒤에 아쉬워하지 말고 내 곁에 있을 때 소중하게 여기자.
아스라이 내려다보이는 남해바다, 볼 수 있을 때 담아두자.
행복이 뭐 별다르겠는가.
내 곁에 머무는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해할 때 행복이 같이 따라 머물겠지.

남해를 떠나며 더 큰 욕심이 지금 이 소박한 마음과 행복을 가리겠지?
그게 사람 사는 과정이다.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살아가고 잊어가고 다시 문득 그래야지 하면서 다시금 알아가는 것이 사람살이 아닐까?
그래서 여전히 사람은 미완성이다.

2017.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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