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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4. 4. 4.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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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처럼 자랍니다.

붓꽃 새싹이 어제보다 한 뼘 더 자란 느낌입니다.

때론 새싹이, 연둣빛 여린 나뭇잎이 꽃보다 더 예뻐 보입니다.

벚꽃이 폈습니다.

가득 폈습니다.

뒤뜰에 심은 홍매가 올해 처음으로 꽃을 피워줬습니다.

봄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겨울 동안 한 줌 햇볕을 조금 조금씩 모아 두었다가 꽃을 피우고 새싹을 돋게 합니다.

 

돌을 한 달 앞둔 손녀가 봄날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봄날이 한 줌 햇볕과 시간 시간을 모아 꽃을 피우고 새싹을 성장 시키듯이, 손녀가 하루하루의 시간을 모아 성큼성큼 자라고 있습니다.

엊그제 못했던 도리도리를 별것 아닌 듯 해줍니다.

어제는 소파 위를 성큼 기어 올라갔습니다.

오늘은 일어서서 작은 수레를 밀고 다닙니다.

할아버지는 이 작은 행동이 너무 신기하고 기쁩니다.

어린이날(55) 태어난 손녀가 봄날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돋아나는 연둣빛 새싹과 꽃이 보고 싶어 잠을 설치듯이 봄날처럼 자라는 손녀가 보고 싶어 밤새 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20244월 초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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