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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5. 1. 2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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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산에서 고사목으로 땔감을 마련하고, 황토방 아궁이에 매운 연기로 눈물 훔치며 군불 지피는 그 과정이 귀찮고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당연히 그 과정이 번거롭지만 그리 어렵지 않고 오히려 즐겁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영하를 오르내리는 매서운 겨울 날씨에, 따뜻한 온돌방 구들에 등을 대고 누워서 책을 읽고 있으면 이게 행복이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가 슬며시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뭐 과분하다는 느낌, 분수에 맞지 않는다는 느낌.....

, 나도 참 소박하구나, 이런 작은 보상에 뭘 이리도 황송해할까.

어쩜 자신에 대한 겸손이 지나쳐 자기 자신에게 비굴해진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어 집니다..

이 행복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보잘것없는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하는 이 마음이, 어쩌면 따듯한 온돌방에서 책 한 줄 읽는 것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이 소박한 즐거움을 감사해하는 마음 덕분에 행복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에게 주문을 걸어봅니다.

충분하다. 넌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2025년 1월 22일. 박영오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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