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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그 과정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5. 1. 2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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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여러 미술 공모전에 참여했습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포항불빛 미술대전. 청송 야송 미술대전 등등 전국 여러 미술대전에 나의 그림을 검증받고 싶어 대회에 참가하고, 그런 노력이 쌓여 여러 대회에 입상하기도 하고 몇몇 곳에 추천작가 초대작가로, 대회 운영위원 심사위원으로 초청받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공모전 대회를 위해 작품을 준비할 때는, 그림을 그리는 그 과정이 그리 즐겁지만 않더군요.

알게 모르게 정해지고 짜여진 틀에 맞춰 그림을 그리다 보면,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아니라 입상을 하기 위한 작품으로 다분히 목적의식을 가진 작품으로 여겨져 스트레스를 동반하게 되고 그 과정이 그리 행복하거나 즐겁지 않더군요.

그리고 막상 입상하게 되더라도 그렇게 신나거나 행복하지 않고, 그냥 다행이다그 정도.

 

과정이 즐겁고 행복해야 결과도 같이 행복해지더군요.

결과만 추구하면 이루고 성취하고 나서도 왠지 허전한 느낌, 그 힘든 과정이 겨우 이걸까 허무한 마음이 들더군요.

요즘, 작은 작품이지만 화첩에 그냥 즐겁게 툭툭 던지듯이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낱장 한지나 종이에 그리기도 하지만, 요즘은 한 권으로 묶어져 있는 화첩에 즐겨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화첩의 장점은 여행 중에 가져 다니거나 이젤이나 화판이 꼭 필요 없어서 편하더군요.

그리고 마음에 드는 작품이나 버리고 싶은 작품을 더 하거나 뺄 수가 없어, 모두 화첩 속에 담아둬야 하기에, 그림 그리는 그 과정이 담겨있어서 그래서 좋습니다.

때로는 마음에 드는 작품을 요행히 얻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구겨서 폐지로 버리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묶어둬 나중에 다시 보면 나름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 별거 있습니까.

화첩 그림을 모아뒀다가 기회가 되면 아주 소박하게 우리 가족과 알고 지내는 몇몇 분들에게 펼쳐 보여주는 그런 시간을 마련할 수 있겠지요.

보는 사람들이 속으로 , 이런 그림이 있어해도 내가 즐겁고 행복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오늘도 별다른 목표 없이 별생각 없이 그냥 붓 가는 대로 내 마음 가는 대로 다녀온 곳을 다시 추억하며 툭툭 던지듯이 그렇게 그림 그리고 있습니다.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면, 결과가 비록 초라하더라도 관통해 온 시간과 그 과정은 행복으로 쌓여있어 그 결과도 행복하지 않을까요?

 

2025년 1월 24일. 박영오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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