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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이 처음이지만 찰나적으로 영원히 다시 오지않은 과거입니다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4. 4.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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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 반복 되는 시간과 장소일지라도 알고보면, 만나는 시간과 장소 그 모든 것이 이 순간 처음입니다.
이 순간은 처음이자 찰나적으로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과거가 되겠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만나는 모든 것은 항상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입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매화가 봄마다 다시 피어나도 이 순간의 매화는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이겠지요.
내가 어제의 내가 아니고 내일의 내가 아니듯이 말입니다.

지구 탄생과 더불어 해가 매일 반복해서 떠도 언제나 늘 새로운 나날이듯이,
우리와 자주 마주하는 풍경도 익숙한 사람도, 늘 같은 장소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알고 보면 모든 순간이 처음입니다.
매순간 처음이라면 뒤집어 말하면 모든 것이 순간적으로 그 찰나는 이미 과거가 되었다는 말이겠지요.
흔히들 말하는 "내 인생에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었을 때다"라는 말과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을테지요.

엊그제 ( 2017. 3. 25) 한국화 회원들과 포항 내연산 보경사에 다녀왔습니다.
약간은 흐린 날씨였지만 봄이 산아래까지 내려와 우리를 마중해주었습니다.
산아래 마을에는 몇그루 올벚꽃이 꽃을 피웠고 산에는 진달래 피고 산수유꽃과 꼭 닮은 생강나무꽃도 피었습니다.
올봄에 처음 보는 진달래 꽃에 마음과 눈이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다시 보는 진달래가 유난히 반갑습니다.
별것 아닌 그 흔한 진달래에도 이렇게 감명하는 것은 올해 처음 보는 진달래라서 그럴테지요.

문득 든 생각 하나, 앞서 말했지만 알고보면 모든 것이 새로운 나날이고 새로운 나날에 만나는 '첫'인 것을, 사람도 풍경도 꽃도 첫만남인 것을.
사람이나 자연이나 그 모든 것을 소중하게 바라보고 품어야 되는 것을 다시 알았습니다.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는 마음이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별것 아닌 것에도, 소박한 봄꽃에도, 이웃집 아기웃음에도 감명할 수 있는 숙성한 나이 때문이겠지요.
발효 식품이 제 맛을 내려면 일정시간이 지나야 하고 숙성해야 하듯이 말입니다.
인생에도 그런 숙성의 시간이 지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더군요.

올해 첫 진달래에 이렇게 기뻐하는 것은, 나이답지 않게 감명하는 것은 인생의 숙성과 상관없이 모두가 사랑하는 당신 덕분입니다.
당신이 내 곁에 있어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17.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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