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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 아니고, 아프니까 인간이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4. 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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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행곡리 소나무와 효자각- 박영오 작품 2016년 가을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그런 말로 아픈 청춘이 위로가 될까?
그럼 청춘만 아플까?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어느 나이에 이르면 아프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아프지 않고 살면 행복할까?

아니다, 아프니까 인간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태어나서 존재하는 그 순간까지 아프다.
아파하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늘 아파하면서 살았다.

고민 없는 인간이 그 어디 있을까.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고, 아프니까 인간이다.
아파하면서 나의 존재를 인식한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는 데카르트의 연역적 사고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쩌면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플지 모른다.
그래서 나만 아픈 것이 아니고, 너만 아픈 것도 아니다.
알고 보면 다들 아파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러나 당장 아파하는 청춘에게 나의 말은 공허한 메아리일거다.
나도 아픈 청춘일 때 타인의 격려의 위로가 그리 마음에 담기지 않았으니까.

아픔은 다 필요 없는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무의 나이테는 겨울이 지나야 생겨난다.
모진 겨울을 지낸, 촘촘한 나이테를 가진 나무가 당연히 더 단단하다.
쉽게 번 돈보다 노동해서 어렵게 얻은 돈이 더 소중하듯이, 아파하는 삶이 더 소중한 자산일지도 모른다.
아파하지 않은 사랑이 어찌 오래 마음에 남아있을 수 있겠는가?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의 말은 적당히 나이든, 많이 아파하며 살아온 사람이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다.
그래도 여전히 아파하는 청춘들은 나의 말은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모든 생명은, 동물이든 식물이든 모든 생명의 최우선적 존재이유는 살아남는 것이다.
아픈 청춘이여, 우선 살아남아라.
그러나 법적으로 허용한 테두리 안에서 정정당당하게 살아남아라.
지금 이 아픔 또한 지나간다.
존재하고 있는 한, 또 하나의 나무나이테를 만들며 나의 나무로 성장하고 있다.
그대, 아파하는 청춘이여 그대는 지금 촘촘한 나무나이테를 가진, 큰 나무로 성장해 가고 있는 진행형이다.

2017년 3월 29일
앙코르와트 여행지에서, 잠오지 않는 밤에 아파하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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