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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비오는 어느날, 청량산에 오르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4. 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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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비오는 어느 날, 청량산 - 박영오 작품 2014. 여름 



그래 한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해보자.
까짓것 감기걸리면 며칠 아프면 되지.
청량산 산아래에서 비그치기만 기다리다, 이 비가 언제 그칠까 기다리다 못해 빗속을 가감히 나섰습니다.


온몸을 장대비 속에 던졌습니다.
젖은바지가 다리를 휘감아 돕니다.
등산화속에는 진작 물이 가득합니다.


이런 등산은 언제해보았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비가 오는데도 땀은 여전히 비오듯합니다.

빗물인지 땀인지 구별되지 않습니다.

이왕 젖은 몸, 땀인들 빗물인들 그게 뭐 대수겠습니까?


내가 뭐 대단한 화가라고 이 비오는데도 그림도구를 갖춰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청량산이 한눈에 건너 바라보이는 밀성대까지 오르자 마침 비가 그쳐줍니다.
쉬어갈수있는 정자에 올라 비에 젖은 7월의 청량산을 홀로 바라봅니다.


비 그친 7월, 청량산에 산안개가 피어오릅니다.
빗속을 등산하지 않고는 도저히 볼 수없는 풍경입니다.
여기서도 하나를 잃어야 하나를 얻는 세속의 진리가 존재합니다.


먹을 풀고 화선지를 펼쳐놓고 붓을 듭니다.
아무리 단원 김홍도라 한들, 겸재 정선이 살아돌아온들 이 대자연의 풍경을 어찌 그리겠습니까.
그들이나 나나 그저 자연의 한귀퉁이를 붓으로 흉내 내볼 뿐이겠지요.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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