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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물며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세요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4. 11.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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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첫눈이 내리는 날 영양 산해리 절터에서 - 박영오 작품 2016년 겨울




나는 그림 그리면서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자주 뒤로 물러서서 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을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붓으로 다음 선을 긋기 전에 말입니다.
도무지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며칠이고 그리던 그림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머물며 바라보면 신기하게도 붓이 다음에 가야할 길이 보이고 고쳐야할 부분도 보입니다.

아마 인생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가끔씩 멈춰 서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한참 응시하고 있으면 앞으로 가야할길이 보이지 않을까요?
때때로 며칠이고 아무 생각 없이 머물러 보세요.
가야할 길이 희미하게나마 보일 겁니다.

가끔씩 머물며 뒤 돌아보고 물러서서 한참을 바라보세요.
흐려진 물이 조용히 맑게 가라앉듯이, 혼돈된 마음도 가라앉고 점차 내가 가야할 길이 점차 보이더군요.
그렇게 가끔씩 머물며 생각합니다.
지나친 감성적 흥분은 가라앉고, 냉정한 이성은 따듯한 감성으로 변하더군요.
슬픔과 아픔은 차츰 잊혀져 가고.......


그러나 너무 오래 머물지 마세요.
머물다가 가야할 길이 보이면 다시 길을 나서야지요.
그림은 다시 반복해서 그릴 수 있지만 사람살이는 자주 반복해서 되돌릴 수는 없잖아요.

가끔 멈춰서 돌아보며 천천히 꾸준히 그리고 함께 갑시다.

그 길이 무슨 길이든 사랑하는 당신과 함께 가는 길은 언제나 든든합니다. 


(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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