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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다스의 손, 멀리 있지 않습니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4. 1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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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석천정'의 봄 풍경 - 박영오 작품 2016년 봄





아내는 식구들 반찬꺼리로 늘 마음이 쓰이는가봅니다.
반찬거리를 사러 시장에 다녀오면 꼭 한마디씩 합니다.
해 먹을 것이 없다고.......
내가 보기에는 푸짐한 밥상인데도 아내는 늘 미안해합니다.
오늘 저녁 밥상에 미나리 무침에 쑥국을 끓여 놓았습니다.
우리집 밥상에 봄향기가 가득한 것 같다고 아내를 칭찬했더니, 풀밭이라서 미안하다며 쑥스러워합니다.
난 진심으로 말했는데 아내는 나물반찬만 차려놓은 것이 마음에 걸리는가봅니다.
마이다스 손이 어디 따로 있겠습니까?
매일 이것저것 찬거리를 장만하는 아내의 손이 마이다스 손이겠지요.

오늘 봄비가 내립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비가 내리면, 아직 겨울이 떠나기 싫어 심술을 부리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오늘 복숭아꽃잎에 매달린 물방울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나나 계절이나 이미 봄 한가운데 서있음이겠지요.
밤늦은 시간, 아내와 봄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아파트 베란다에서 멀리 낙동강을 바라봅니다.
따듯한 커피 한 잔 간절하게 생각나는 밤입니다.



4월 중 하순, 이 무렵의 봉화 석천정 풍경입니다.
석천정을 감싸고 있는 벚나무가 꽃을 가득 피우고, 느티나무 버드나무가 연두색 속살을 보여주는 때이지요.
황금의 손, 마이다스의 손이 곧 자연입니다.
계절마다 경이로운 변화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계절의 변화마다 늘 감탄하고 신기해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마음이 깊어집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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