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기 중에서
참 많이도 걸었습니다. 천천히 걸으면 풍경도 보이고 마음도 보일 것 같아서, 울릉도를 4일(8.1-8.4) 동안 지칠 때까지, 체력이 바닥이 날 때까지 걸었습니다. 무더위에 이러다가 지쳐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이렇다 할 짜인 계획이 없는 여행이기에 체력을 보충해가면서 지칠 땐 쉬어가며 모질게 걸었습니다. 걷다가 풍경 좋은 곳에서는 멈춰서 사진 찍고, 그림 그릴 공간이나 시간이 있으면 그림 그리며 그렇게 걸었습니다. 그런데, 첫날은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운하고 화났던 일보다, 고맙고 기뻤던 일이 가슴 가득 벅차올라 내내 울면서 걸었습니다. 누가 나를 유심히 보는 것도 아니고, 본들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기에, 누가 알아보지 못하는 낯선 곳에서 ..
그림 일기
2021. 6. 10. 0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