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로 밥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
아들 내외가 사는 아파트 거실 소박한 책장에는 군더더기 없이 당장 읽을 책 몇 권만 꽂혀있는데, 대부분 읽고 있는 시집(詩集)이 차지하고 있다. 소설을 잘 읽지 않는 것은 나와 닮았는데, 나의 책장에는 불교서적, 문화재, 여행, 그림 관련 서적이나 수필집이 마치 나의 독서량을 과장하듯 정리되지 않은 채 차지하고 있다. 아들 집에 가면 여러 시집을 찾아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시는 정제된 언어들이다. 함축된 시어(詩語)를 읽으며 내가 생각해 왔던 감상을 어떻게 이렇게 맑고 투명한 언어로 압축할 수 있을까 존경심마저 든다. 소설이 경험과 머릿속 생각을 여러 문장으로 풀어쓴다면, 시는 여러 생각과 감상을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그래서 단 한 줄의 시를 오래 읽고 오래 생각하게 된다. 시 한 줄, 그..
한 줄 오두막 편지
2023. 6. 26. 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