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비 오는 날, 모든 것 다 잊고 쉬는 거지 뭐. 일에 지쳤을 때는 '비나 왔으면' 하곤 막상 비가 오니, 내리는 비 때문에 하지 못한 일을, 미루어 둔 여러 일들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삼월 초하룻날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립니다. 하루 종일 쉼 없이 가만히 가만히 비가 내립니다. 나에게는 사치처럼 여겨지는 원두 갈아서 커피 묽게 내리고 식빵을 따뜻하게 구워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비가 내려 선물처럼 다가온 쉼을, 그저 쉬면 될 일을 쓸데없이 걱정하는 나를 바라보며 실없이 웃습니다. 우산을 쓰고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수를 바라보고, 연못 속 금붕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처마 밑으로 미처 옮기지 못한 장작더미를 별생각 없이 바라봅니다. 오늘따라 즐겨 듣는 대중가요 노랫말이 가슴에 담깁니다. 휴..
그림 일기
2021. 3. 1. 19:32